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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겹치고 흩뿌리고…상상을 낳는 한국화
  글쓴이 : 분도예술     날짜 : 10-06-18 15:35     조회 : 8779     트랙백 주소

정용국 작 '무작위의 풍경'(왼쪽)과 '파란만장'
갤러리분도에서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한국화가 정용국(영남대 교수) 초대전은 일반 한국화 전시와는 사뭇 다르다. 여러 형상을 수없이 겹쳐 그린 '무작위의 풍경', 파스텔톤의 물감을 자유롭게 흩뿌려 놓은 듯한 '파란만장' 등은 산수화 등을 상상하고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는 낯설고, 때로는 당혹감마저 일으킨다.

'무작위의 풍경'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 중 작가의 뇌리에 강하게 남은 사건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노무현과 김대중 대통령 서거를 비롯해 수많은 사건들이 그림 속에 담겨있다. 작가는 "시사잡지나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 직접 찍은 사진 등 다양한 이미지를 사용했다. 이 이미지의 사건들은 당시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시간이 흐른 후 강렬함이 서서히 희석되고 있다. 수많은 사건들이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가는 것을 이미지의 결합으로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언뜻 보면 추상화 같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의 다양한 움직임, 시위모습, 숲풍경 등이 하나하나 펼쳐진다.


어딘가로 튈지 모르는 물감들의 흔적이 가득한 '파란만장'은 피로 얼룩진 끔찍한 살인 현장을 토대로 만들었다. 파란만장한 삶을 결국 살인으로 마무리한 슬픈 사연이 깃들여져 있다.

김호득(영남대 교수) 작품을 리메이크한 '방김호득풍경도'는 김호득이 순간적 직관으로 보여준 추상의 세계를 구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김호득이 한국화에서 보여줬던 파격적인 기법을 이으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새로운 시도를 표현한 작업이다.

다소 충격적이고 익숙하지 않은 그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은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전통적인 한국화의 기법과 정신을 지켜가면서도 새로운 주제의식을 중심에 놓고 작업하고 있다. 수묵과 한지에서 출발하는 한국화의 매체형식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다른 여러 재료 사용에 관한 실험도 주저하지 않는다.

갤러리분도가 기획한 현대미술의 자기성찰 3부작 '어! 이것 장난이 아닌데?'의 마지막 기획이다. 5월15일까지.(053)426-5615

영남일보 김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