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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짜' 리처드 요쿰의 별난 작품 속으로
  글쓴이 : 분도예술     날짜 : 10-06-18 14:29     조회 : 8562     트랙백 주소

리처드 요쿰의 영상작품들. 영상 속 인물이 리처드 요쿰이다.
사람이 개처럼 짖는다. 그것도 그냥 짖는 것이 아니라, 잔뜩 화를 낸 표정과 소리다. 어떤 사람은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불독처럼, 다른 사람은 분에 이기지 못하는 듯한 요크셔테리어처럼 짖어댄다. 하지만 표정이나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그 모습에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대구 봉산문화회관 3전시실에는 개처럼 짖는 사람의 모습을 영상작업화한 작품 12개가 나란히 걸려있다. '앵그리 독(Angry Dog)'이란 작품이다. 웃으면서 작품을 보다보면, 불현듯 작가가 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가 리처드 요쿰은 이 작품에 대해 "인간이 가진 감정인 사랑, 분노, 슬픔 등을 개짖는 모습을 통해 드러내고 싶었다. 인간의 내면에 감춰진 것을 표출해 낸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작가는 전방위예술가다. 유럽 대학에서 철학과 미술을 전공했으며, 현재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다. 1990년대 후반부터 사진, 영상, 설치, 영화 등 다양한 시각예술 분야의 작업을 해오고 있다. 뉴욕이 주무대지만 베를린, 비엔나, 이집트 등 해외전시에도 다양하게 참여했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일반 미술작품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그의 전공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작가는 현대사회 속에 담긴 문화적 요소들을 사색하는 철학자의 한 사람으로 접근한다. 결국 자신의 철학을 좀더 효율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예술창작이라는 방법을 가져온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갤러리분도가 기획한 현대미술의 자아성찰 3부작 '어! 이것 장난이 아닌데?'전의 첫 행사다. 봉산문화회관은 물론, 갤러리분도에도 작품이 내걸린다. 영상작품 6개를 포함해 10여점이 전시된다. 여기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도 모두 그만의 철학적 사유들을 함축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어찌보면 1960~70년대 붐을 형성했던 개념미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목적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점에서 개념미술과 닮았지만,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개인의 감정까지 합친 작업이라는 측면에서는 차별성을 갖는다.

영상작업에는 작가 자신이 많이 등장한다. 그가 곧 주인공이다. 물구나무서기를 통해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작품 등은 보는 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갤러리분도 박동준 관장은 "위트있는 영상작업을 통해 작가는 자기성찰, 혹은 자기반영적인 성격이 깊은 현대미술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는 역사와 종교, 문화와 사회에 관한 암시, 비틀어 생각하기가 풍부하게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봉산문화회관 전시는 2~14일, 갤러리분도는 2~17일. (053)426-5615

영남일보 김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