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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으로, 혹은 다른 재료로 그린 작품들
  글쓴이 : 분도예술     날짜 : 08-12-16 15:55     조회 : 9276     트랙백 주소
홍승혜 작 1998년 서울의 사이 갤러리에서 열린 '붓에 의한 회화: 붓이 떠난 회화'전이 10주년을 맞아 'Brushed, non-brushed after 10 years'라는 제목의 대구 갤러리분도 기획전으로 8일부터 31일까지 전시를 갖는다. 홍승혜, 김춘수, 장승택, 김택상, 제여란, 도윤희, 천광엽, 전영희, 박기원 등 현재 국내에서 탄탄한 작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 9명의 다양한 작품세계의 스펙트럼을 공개한다. '브러시드(brushed)'와 '넌브러시드(non-brushed)'는 쉼표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붓에 의한 표현이 캔버스 화면에 드러나는 작품과 붓 외에 다른 재료들을 사용한 작품 간의 표현상 차이를 보여주거나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립되는 개념 간의 이분법적 분리를 지양하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보여주기 위해서 상징적인 개념으로 설정된 것이다. 서울의 국제 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유기적 기하학'작업을 통해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홍승혜는 다른 작가들의 회화작품과 함께 어떤 모습으로 전시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승택과 김택상은 빛의 작용을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비물질화하고 있는데, 장승택은 재료의 '물질성'을 실험하며, 김택상은 파랑 물감의 번짐을 화면에 표출함으로써 '비물질성'을 탐구하고 있다 도윤희 작 제여란은 화면의 얼룩을 이용해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becoming and becoming'의 세계를 보여준다. 천광엽은 기계적인 화면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보는 이의 지각작용이 계속해서 그림과 작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변화의 매개체로서 작품을 드러낸다. 박기원은 평면적 구성속에서도 미묘한 깊이감을 주는 기법을 통해 관람자의 관람 행위를 동적인 움직임으로 유도해 낸다. 도윤희는 부정형적인 문양과 안료의 덧칠로 인한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화가의 붓질(brushed)이 내면세계의 투쟁과 심적 울림의 공간으로 이어지는 김춘수의 회화와, 아크릴 물감의 물성이 화면 위를 적시면서 명상의 장으로 창조되도록 하는 전영희의 작품은 회화의 매체성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053)426-5615 영남일보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