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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 이거나 혹은 아니거나
  글쓴이 : 분도예술     날짜 : 08-12-16 15:34     조회 : 7165     트랙백 주소
‘Brushed, non brushed after 10 years’전 연말까지 갤러리분도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 서울 사이갤러리에서는 ‘붓에 의한 회화: 붓이 떠난 회화’라는 이름의 전시회가 열렸다. 당시 전시회에는 홍승혜, 이인현, 최선호, 최선명, 김운수, 장승택, 김택상, 제여란, 도윤희, 천광엽, 전영희, 박기원 등 12명의 작가들이 참가, 붓에 의한 표현이 캔버스 화면에 드러나는 작품과 붓 이외에 다른 재료들을 사용한 작품간 표현상 차이를 통해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었다.10년이 지난 올해.갤러리분도는 당시 전시회에 참가했던 9명 작가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 ‘Brushed, non brushed after 10 years’전을 기획, 오는 31일까지 개최한다.이번 전시회는 10년 전과 달리 붓으로 그린 작품과 다른 재료로 그린 작품을 대립되는 개념으로 이분법적인 분리를 하지 않고, 붓과 다른 재료로 그린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작가들 작품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개성을 보여주고자 한다.각 작가들 간 예술적 표현의 다양성도 뚜렷이 나타난다.서울의 국제 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유기적 기하학’ 작업을 통해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홍승혜는 이번 전시에서 ‘on &off’' 라는 입체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실제 공간으로 확장되는 그리드를 보여준다.장승택과 김택상은 빛의 작용을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비물질화하고 있는데, 전자는 재료의 ‘물질성’을 실험하며, 후자는 파랑 물감의 번짐을 화면에 표출함으로써 ‘비물질성’을 탐구하고 있다.제여란은 화면의 얼룩을 이용해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becoming and becoming’의 세계를 보여주고, 천광엽은 기계적인 화면의 이미지를 활용해 보는 이의 지각작용이 계속해서 그림과 작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의미 변화의 매개체로서 작품을 드러낸다.박기원은 평면적 구성속에서도 미묘한 깊이감을 주는 기법을 통해 관람자의 관람 행위를 동적인 움직임으로 유도해 내고, 도윤희는 부정형적인 문양과 안료의 덧칠로 인한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화가의 붓질(brushed)이 내면세계의 투쟁과 심적 울림의 공간으로 이어지는 김춘수의 회화와, 아크릴 물감의 물성이 화면 위를 적시면서 명상의 장으로 창조되도록 하는 전영희의 작품은 회화의 매체성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김민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회는 두 상반되는 요소들간의 차이를 강조하기 보다 대립되는 요소의 공존을 강조한다. 특히 흔적으로서 드러난 것(brushed)과 예술가의 사유의 세계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듯 하면서도 완전하게 드러내지 않는 것(non-brushed), 이 둘 사이의 변주를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통해 조망해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의 (053)426-5615.
대구일보 배준수기자 bjs@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