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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감성 그리고 적막감을 담다
  글쓴이 : 분도예술     날짜 : 19-03-04 13:10     조회 : 26     트랙백 주소
갤러리 분도 내달 16일까지 구본창展

1970년대 ‘긴오후의 미행’ 연작 소개

오래 관찰하고 사물과 교감 후 촬영



구본창 사진 작가는 한국 현대 사진 예술의 개척자로 불린다. 1988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사진, 새 시좌전’이라는 타이틀로 사진기획전을 가졌다. 당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스트레이트’한 사진을 선보였다. ‘스트레이트 사진’의 의미는 카메라로 캐치한, 스냅 느낌의 사진을 뜻한다. 연출을 하지 않은 작품이다. 지금은 도시의 풍경 사진으로 흔히 볼 수 있다.

‘백자’ 시리즈로 유명한 구본창 작가의 개인전이 갤러리 분도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타이틀은 ‘사작을 돌아보다’이다. 작가의 초기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고교 시절의 습작과 독일 유학 시절의 작품, 한국으로 돌아온 직후 어려웠던 시절을 투영한 ‘긴 오후의 미행’ 연작이 전시되고 있다. 1970~90년의 작품이다.

작가는 “요즘 (사람들이) 사진을 정말 잘 찍지만, 작가라고 하지는 않는다. 작가라면 본인만의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봐야 한다. 이야기의 일관성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 작품 전시에 대한 배경 설명이다. 제자들에게 던지는 ‘화두’이기도 하다. 작가는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8월말 정년퇴임했다.

갤러리 분도 1층에는 독일 함부르크 국립조형미술대학 유학 시절 찍은 유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가가 ‘충격(?)’을 받은 작품들이다. 작가는 “당시 지도교수가 잘 찍었지만 유럽사람이 찍은 건지, 유학생이 찍은 건지 구별이 안간다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2층에는 한국의 감성을 카메라에 담은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우울한 느낌이 강하다. 컬러나 흑백 사진 모두 적막감이 감돈다. 작가는 “유럽에서 돌아온 직후 찍은 사진이다. 한국의 컬러가 유럽보다 강렬했는데, 겉만 화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감성도 사진의 느낌에 반영됐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외로웠다. 친구가 거의 없었다. 정원이나 강아지 등 동식물과 이야기를 나눴다. 사물을 관찰하고, 사물과 대화하는 훈련이 일찍부터 돼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사물과의 작업은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작가는 “오브제를 가만히 놔두고 오래 관찰한다. 찍을 타이밍을 찾는다. 사물과의 교감이 일어날 때 비로소 사진을 찍는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패션, 영화포스터 작업도 많이 했다. 패션모델과의 작업도 남다르다. 화려한 패션모델의 사진에서 우울감이 전달된다. 작가는 “화려한 이면의 순수함을 담으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김희선의 화보를 촬영하기도 했다.
10월16일까지. (053)426-5615

영남일보 조진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