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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묵의 농담보다 획에 집중…일필휘지의 한국 산수
  글쓴이 : 분도예술     날짜 : 18-07-09 16:26     조회 : 257     트랙백 주소
‘현대적인 동양화의 대가’ 김호득…내달 21일까지 갤러리분도 개인전

수묵 드로잉·설치·아크릴作까지




김호득 작가

“천생 작가로 불러달라”고 했다.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호득 작가<사진>의 말이다. 작가는 ‘현대적 동양화의 대가’다. 계곡이나 폭포 등 자연의 일부를 일필휘지로 화면에 옮겨왔다. 몇 번 터치하지 않아도 에너지가 넘쳐난다. 맥이 살아있는 자연을 그려왔다. 계곡이나 폭포를 압축적으로 표현해왔다. 동양화에서 신경 쓰는 수묵의 농담보다 획에 집중한다. 획의 현대적 감각이 ‘진지하게’ 다가온다.

김호득 작가의 개인전이 갤러리 분도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타이틀은 ‘산 산 물 물’이다. 영남대에서 퇴직하고 서울 근교에 작업실을 마련한 뒤 그려온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그림에만 전념했다. 방해를 받지 않고 내 리듬대로 작업했다”고 밝혔다. 작가생활이 50년째인데도 작업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스스로도 “작가 생활이 즐겁다. 몸짓처럼 그렸다”고 했다.

1층에선 광목 천 위에 수묵으로 완성한 드로잉 작업을 볼 수 있다. 2층에는 거대한 벼루를 재현한 구조물 속에 먹물을 채우고 미세한 움직임을 드러내는 설치 작품이 있다. 미술관 같은 분위기가 난다. 3층은 캔버스와 아크릴로 작업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산이 반복돼 겹쳐 그려져 있다.

한국화가이면서도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게 특이하다. 작가는 “수묵화만 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여러 가지를 하다 보면 먹이 그리워지고, 좀 더 깊이 있는 작업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관성적으로 작업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편하고 좋지만 변화가 없다”며 여러 가지 작업의 또 다른 배경을 설명했다.

아크릴 작업은 손으로 그렸다. 붓질이 아니다. 도를 닦는 기분으로 반복을 거듭했다. 수행의 작업인 셈이다. 작가는 “손이든 붓이든 획이 있다. 동양화에선 한번 획을 만들면 고칠 수 없다”고 말했다.

작가는 ‘여백’을 꾸준히 탐구하고 있다. 수묵이든 아크릴이든 여백이 눈에 띈다. 작가는 “공기의 여백을 느끼니까 화면에서도 여백이 필요하다. 이유 있는 여백, 존재감 있는 여백을 만들고자 했다”며 “시간과 공간에서 여백을 추출하려고 애를 썼다”고 강조했다.

2층 설치 작업은 동양적 관점에서 풀어낸 실험작이다. 서양에서 성행한 설치를 동양적 시간과 공간으로 담아내면서 동서양의 조화를 추구했다. 동양적 시간과 공간에 대한 작가의 연구를 엿볼 수 있다. 4월21일까지. (053)426-5615

영남일보
조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