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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자 한 자 붓질로 새기다…이진용 화가 두번째 대구展
  글쓴이 : 분도예술     날짜 : 15-04-15 12:22     조회 : 3916     트랙백 주소
고행의 ‘활자’작업 첫 공개

“미친짓…그렇지만 매력적…”

백자 시리즈 등 100점 선봬



이진용 화가는 수집광이다. 그의 수집벽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작업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수집한 것을 토대로 작품을 완성한다.

작가는 국내외 전시나 여행 목적으로 방문하는 곳마다 그 지역에서 발품을 팔아 여러가지 물건을 구입한다.

그가 사들이는 것은 오래된 책이나 장난감, 차와 다기, 가방, 문구류, 화석 등 다양하다. 그는 이런 물건들을 사실적인 화법으로 그리는 것은 물론 때로는 이 물건을 오브제처럼 회화작품과 같이 설치하기도 한다. 특히 그는 책과 여행가방을 극사실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는 이같은 그의 대표작들을 3년 전 갤러리분도의 개인전을 통해서 대구시민에게 보여줬다. 대구에서의 첫 개인전이었는데 그가 다시 대구를 찾았다. 두 번째 전시도 갤러리분도에서 펼쳐지고 있다.

다음달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한 대표작만이 아니라 평소 전시에서는 좀처럼 보여주지 않았지만 그가 꾸준히 작업해온 작품들도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전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3개 전시실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에는 100여점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활자’ 작업을 최초로 보여준다. 틀에 넣어서 만든 낱낱의 캐스팅에 한지를 입힌 다음, 그 위에 붓으로 새겨넣은 글자체는 활자본을 떠올리게 한다.

갤러리분도 윤규홍 아트디렉터는 “각각의 과정에 많은 수고가 들어가는 낱개의 문자가 무수한 개수를 이루어 부조형식의 평면작품으로 완성되는 활자 작업은 화가가 행하는 고행을 잘 보여준다”며 “이번 전시의 제목이 ‘5015 158 43’인데 이것은 인류의 문명사적 역사와 작가의 생애사적 이력을 나타낸 숫자 기호에서 착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가 스스로도 “이 작업을 하면서 미친 짓이라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노동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업”이라며 “예전부터 이 작업을 해왔지만 최근 더욱 깊이 몰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작가가 개인적으로 아끼는 평면작업인 ‘백자’ 시리즈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전통 백자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이 시리즈 중 몇몇 작품은 작가 스스로 매우 좋아하는 작품이라 판매도 하지 않을 정도란다.

동아대 조소과를 나온 이 작가는 서울과 부산, 미국 등에서 20여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서울 예술의전당, 웅진그룹, 한림미술관, 호암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영남일보> 김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