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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화가 이명미 개인전 내달13일까지 갤러리분도
  글쓴이 : 분도예술     날짜 : 13-03-19 16:29     조회 : 5306     트랙백 주소
캔버스에 스며든 선율… 당신도 모르게 흥얼흥얼
봄처럼 밝고 상쾌한 색채 속 노래 가사 ‘보물찾기’ 재미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이런 내가 미워질 만큼 보고 싶다. 죽을 만큼 보고 싶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

화가 이명미의 그림에는 노래의 선율이 스며있다. 캔버스 전면에 걸쳐 김범수의 노래가 흐르고, 송창식의 목소리가 깊숙이 배어있다. 그림에 물감으로 가사를 적거나 실로 직접 가사를 바느질해 새겨넣었다.

하지만 이 글자들은 멀리서 봐서는 잘 보이질 않는다. 가까이 다가서야 보인다. 글자 위로 여러 번의 붓칠이 또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봐야 찾을 수 있는 노래가사들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이명미의 그림은 재미있다. 단순히 그림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유치하게 보이지만 글자를 찾는 재미도 있다. 마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넓은 숲속에서 보물찾기를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이런 자신의 그림에 대해 이명미 화가는 “그림에 단순히 시각적인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넣고 싶었다. 우리 시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노래가사를 그림에 담아냄으로써 음악이 주는 선율만이 아니라 그 노래의 감동을 새롭게 접하도록 하고 싶었다”며 “시각적이면서 청각적이고, 그래서 더욱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그림은 상쾌함도 있다. 이명미의 그림은 대부분 밝다. 노랑, 분홍, 주황 등 명도와 채도가 높고 따뜻한 색을 즐겨 쓴다. 이 색들은 대부분 사람의 기분을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꽃이나 사람, 동물과 같은 일상적인 대상을 등장시킨다. 이들 소재가 주는 친근감, 편안함이 대담한 색채나 추상적 패턴과 어울려 좀더 강렬한 인상을 준다. 여기에 가사, 시 등을 가미해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좀더 분명하게 드러낸다.

작가가 작품의 큰 주제를 ‘게임(Game)’으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그림을 통해 즐겁고 재미있는 무언가를 찾고, 이를 통해 자유·희망 등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 스며있다.

그렇다면 작가에게 있어 게임이란 어떤 의미일까. 그에게는 그림을 그리는 자체가 게임, 즉 놀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그의 아픔을 털어내고, 소소한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아낸다. 그에게 그림은 마치 생명수와 같다. 지친 몸에 힘을 주고, 절망에 빠진 마음에 희망을 준다. 이것이 그가 붓을 놓지 못하는 이유이다.


3년 만에 갤러리분도에서 개인전을 갖는 이명미 화가가 전시장에서 그의 그림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이명미 화가가 3년 만에 갤러리분도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다음달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초록, 연두, 노랑 등을 특히 많이 사용해 봄기운이 완연한 그림들을 들고 나왔다. 크고작은 꽃과 식물을 화면에 많이 등장시킨 것도 이번 전시작들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꽃 축제에 온 듯한 기분에 빠져든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채우는 대작부터 명함만한 작품을 여러개 모아 하나로 만든 소품까지 다양한 크기와 형식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갤러리분도 윤규홍 아트디렉터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도상을 그리거나 스티커·종이상자와 같은 오브제를 사용해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 일상생활에서의 단상·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등 자신의 마음에 특별한 기억을 아로새긴 내용을 담은 작품 등을 다양하게 보여준다”며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드러내온 이명미 작가만의 저력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53)426-5615
영남일보 김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