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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가 박승모 대구서 첫 개인전…17일부터 갤러리분도
  글쓴이 : 분도예술     날짜 : 13-03-19 16:06     조회 : 5872     트랙백 주소
얼음 조각처럼 차갑고도 그윽한 슬픔

박승모는 철사와 철망으로 작업을 하는 조각가다. 스테인리스 등을 활용해 금속성이 주는 차가움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그의 작품은 묘한 이미지를 던진다.

그의 조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철사를 무수히 돌려감는 작업으로, 특유의 입체감이 살아나는 환조다. 이 작업에는 악기와 인체 등을 표현한 작품이 많다. 이 작업에는 많은 일손과 시간이 투여된다. 인물의 본을 떠서 거기에 다시 철사를 감아서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완성된 작업은 쇠속에 무언가가 갇혀진 듯한 속박감을 느끼게 한다.

작품의 형태 또한 독특하다. 대상에 철사가 무수히 감겨 만들어진 형상은 선의 굴곡과 양감이 그대로 살아나지만 형태는 간략화돼 있다.

갤러리분도 윤규홍 아트디렉터는 “이같은 작품의 형태는 다른 꾸밈이나 가림이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난 현존 그 자체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그것이 존재를 감싼 경계란 사실도 깨닫게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작업은 철망을 촘촘하게 엮어서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 작업은 명암이 잘 살아난 부조다. 멀리서 보면 흑백사진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수많은 철망의 겹침이 묘한 환영을 만들어낸다.

윤 아트디렉터는 “이 작업은 실존 인물의 초상을 중심 소재로 하는데, 작가만의 독특한 작업방식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이 잘 표현되고 있다. 환희나 웃음 등 밝은 면보다는 슬픔이나 사색과 같은 감성을 더 잘 보여주는 것도 특징”이라며 “이같은 방식이 만들어내는 밀도있는 인상은 우리가 설령 작품 속의 인물을 안다고 해도 낯섦과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독특한 작업방식으로 현재 세계 미술시장과 평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박승모의 작품을 대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오는 17일부터 내년 1월12일까지 갤러리분도에서 열린다. 대구에서는 첫 개인전이다.

겨울시즌에 맞춰 제작된 이번 전시작들은 차가움을 주는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이 주된 소재로 사용됐다. 겨울이 가져다주는 차가운 이미지와 얼음과 눈 등이 갖는 신비로움을 살리기 위해서다. 전시에서는 얼음 조각처럼 차갑고도 그윽한 슬픔이 느껴지는 겨울의 계절감을 현대미술의 형식 속에 담아낸 작품 20점이 소개된다. (053)426-5615

영남일보 김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