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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체 너머 또 하나의 형상…정병국 ‘짙은 그림자’ 展
  글쓴이 : 분도예술     날짜 : 13-03-19 13:53     조회 : 5937     트랙백 주소


정병국의 그림은 강렬하다. 색상은 물론, 표현기법에 있어서도 차별화되기 때문에 많은 그림 속에 섞여 있어도 보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할 정도다.

그는 파란 화면을 배경으로 삼는다. 회화에 있어 배경은 인물이나 사물의 들러리가 아니다. 배경을 그리기 위해 대상이 그려진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의 그림 역시 배경이 상징하는 의미는 크다. 작가에게 파란색은 기억의 저장소를 의미한다.

배경 위에 그려진 그림도 눈길을 끈다. 인간의 몸이지만, 그 형상을 그대로 재연하지는 않는다. 화면 가득히 인간의 몸을 담아내면서도 특징적 요소만 잡아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서는 미세한 결핍이 느껴진다. 몸을 표현하는 색상도 푸른색이나 흑백이다. 평단에서 그의 작업을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비현실적 구상회화라고 평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주지 않는다. 무언가 어둡고 차가운 듯한 느낌을 넘어 때로는 섬뜩함마저 들게 한다. 그의 그림은 한 번도 본 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그림 속 형상이 마치 우리의 모습처럼 다가오기 때문인지 모른다.

정병국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대형전시가 마련됐다. 1일부터 갤러리분도(26일까지)와 봉산문화회관(13일까지)에서 열리는 ‘짙은 그림자 전(展)’은 정병국의 스타일을 규정하는 또 하나의 특징인 대작을 대거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전시 제목인 ‘짙은 그림자’는 작가의 회화에 직접적으로 그려지는 그림자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작가의 정신적인 징후로 포착되는 그림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윤규홍 갤러리분도 아트디렉터는 “작가는 그림자에 대해 ‘실체 너머에 있는 또 하나의 형상’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리움에 대한 작가적 해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작가가 잠시라도 머물렀던, 그래서 어쩌면 그가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삶 곳곳의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053)426-5615
영남일보 김수영기자